입춘(立春)은 '봄이 들어서다'는 의미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입춘은 태양의 황경이 315도일 때로 보통 양력 2월 4일 경이며, 주로 정월에 들지만(음력 기준), 한 번씩 정월과 섣달에 거듭 들기도 합니다.
입춘의 기후
예로부터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고, 얼음이 풀리며, 동면하던 벌레들이 깨어난다고 하는데요, 이 입춘이라는 명칭은 중국의 화북 지방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날씨와는 맞지 않겠죠? 여러 해의 입춘을 경험해 본 결과, 겨울의 추위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입춘의 풍속
음력으로는 대개 정월이므로 새해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이날 '입춘대길(立春大吉: 입춘을 맞이하여 좋은 일이 많이 생기라는 뜻), 건양다경(맑은 날이 많고, 좋은 일과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라고 기원하는 말)과 같은 좋은 글을 써서 대문 기둥이나 대들보 혹은 천장에 붙입니다. 농가에서는 보리 뿌리를 뽑아 보고 그 해 농사가 잘 될지 어떨지를 점치기도 합니다. 또한 음력으로 한 해에 입춘이 두 번 들어 있으면 쌍춘년(雙春年)이라고 하여 그 해에 결혼하는 것이 길하다고 받아들여집니다.
입춘의 의례
- 농경의례: 농작물의 풍작을 빌거나 수확물의 영혼 또는 정령을 위로함으로써 농경신(초자연적 존재)에 기원하는 행위
- 입춘하례: 말 그대로 봄의 시작인 입춘에 행하는 의례
- 토우를 내는 일: 토우란 인물이나 동물 등을 토기로 만든 것으로 주술적인 성격을 가진 것, 무덤에 넣기 위한 부장용, 장난감으로 만들어지는 등이 있으며, 이를 만들어 문 밖에 내놓아 겨울의 추운 기운을 보내는 의례
- 목우: 함경도에서 입춘에 나무로 만든 소를 끌고 다니는 의례로써, 겨울의 추운 기운을 보내고 풍년을 기원함
- 입춘굿: 제주도에서 입춘날에 베풀어지던 굿놀이로써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
- 보리뿌리점: 입춘에 보리 뿌리의 성장 상황을 보고 보리 수확을 미리 점치는 농사점. 보리뿌리점 보기, 보리뿌리점치기, 맥근점, 보리뿌리 보기 등의 다양한 이름이 있음
입춘 절식
입춘일에 만들어 먹는 햇나물무침으로, 궁에서는 움파(겨울에 움 속에서 자란, 빛이 누런 파), 승검초(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 뿌리는 당귀라는 약재) 등의 햇나물을 겨자에 무쳐 만든 오신반을 수라상에 올리고, 민가에서는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을 뜯어다가 무쳐 먹습니다. 또 다른 민간에서는 명태순대를 먹기도 합니다.
입춘과 관련된 사자성어
1. 화란춘성(花爛春盛): 꽃이 만발한 한창때의 봄
2. 단장춘심(斷腸春心): 슬프도록 벅찬 봄기운
3. 춘풍화우(春風化雨): 봄바람과 알맞게 내리는 비, 자연이 만물을 육성하는 힘
4. 동작서수(東作西收): 봄에 농사를 지어 가을에 거둠
5. 양춘가절(陽春佳節): 따뜻한 봄의 아름다운 절기, 만물이 소생하고 따뜻한 봄날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표현
6. 입춘대길(立春大吉):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는 글
입춘과 관련된 속담
1. 봄추위가 장독(김칫독, 오줌독) 깬다 : 입춘 무렵에 큰 추위가 있다는 말
2. 봄에 씨 뿌려야 가을에 거둔다: 봄에 파종을 해야 가을에 수확할 수 있다는 말로, 젊어서 열심히 배워야 입신양명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사용하는 말
3. 봄 잠은 가시덤불에 걸어져도 잔다: 춘곤증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봄철엔 따뜻해서 그런지 유독 졸음이 밀려오는데요, 그만큼 잠들기 힘든 가시덤불에서도 봄 잠은 잘 수 있을 정도다라는 말
4. 봄비는 벼농사 밑천이다: 말 그대로 봄비가 있어야 한 해 농사가 잘 되겠죠? 비슷한 속담으로는 봄비가 잦으면 가을에 마누라 손이 커진다 등이 있으며 그만큼 벼농사에게 봄비는 가치가 있다는 말입니다.
5. 봄바람에 여우가 눈물을 흘린다: 봄바람이 쌀쌀하고 매섭다는 의미의 말
6.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 입춘이 지난 뒤에 날씨가 몹시 추운 경우를 이르는 말
7. 입춘 추위는 꿔다 한다: 입춘 무렵에 추위가 반드시 있다는 말
8. 가게 기둥에 입춘이라: 보잘것없는 가게 집 기둥에 입춘대길을 써 붙인다는 뜻으로 격에 맞지 않는 일을 엉뚱하게 할 때 쓰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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