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시작을 알리다; 입하(立夏) 내용, 풍속, 속담, 음식

입하(立夏)는 태양의 황경이 45도에 이르렀을 때입니다. 여름이 들어섬을 알리는 절기인데요, 양력으로는 대개 5월 6일 무렵이고 올해 2024년에는 5월 5일 어린이날과 같은 날입니다.

 

 

 

 

입하 내용

입하 무렵이면 논밭에는 봄에 뿌린 볍씨에 싹이 트고 모가 자라기 시작하면서 농사일이 바빠집니다. 동시에 해충이 많아지고 잡초가 무성해져 해충과 잡초 제거로 할 일이 더욱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집안에서는 부인들이 누에를 치고, 찻잎을 재배해서 차를 마시기도 합니다. 입하는 맥추라고도 하는데요, 보리가 익어 수확을 할 무렵의 약간 서늘한 날씨라는 뜻입니다. 비슷한 말로는 음력 4월의 다른 이름으로, 초여름을 나타내는 말인 맹하 이외에도 초하, 유하, 여월, 건월, 수요절, 시하, 앵하, 정양, 중려 등이 있습니다.

 

 

 

 

입하 풍속

1. 이팝나무*로 점치기: 모내기철, 이팝나무 꽃의 많고 적음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쳤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팝나무에 꽃이 많이 피고 오래가면, 그해는 벼농사가 풍년이 들고, 그렇지 못하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습니다. 무릇 식물은 적절한 물이 공급되어야 꽃도 잘 피고,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입하 시기에는 모심기가 시작되고 물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니, 이팝나무 꽃이 잘 핀다면 물 공급이 잘 된다고 판단하여 이 같은 풍속이 있었던 듯합니다.

*이팝나무 - 늦은 봄 이팝나무 꽃송이는 흰쌀밥처럼 보여 이밥나무라고 불렀는데, 이밥이 이팝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팝나무 꽃은 입하(立夏) 무렵 피는 까닭에 입하목(立夏木)이라고 불렀는데, 입하의 발음으로 이팝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입하 속담

1. 입하 바람에 씨나락** 몰린다: 못자리에 볍씨를 뿌리고 물을 댈 때, 볍씨는 그 자리에 있으면 좋겠지요? 그런데 바람이 부니 제자리에 있지를 못하고 한쪽으로 몰리게 되는데, 이는 농부의 입장에서 바라지 않는 상황일 것입니다. 따라서 입하에 바람이 불면 못자리에 뿌려놓은 볍씨가 한쪽으로 몰리게 되어 좋지 않다는 뜻입니다.

2. 입하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 입하 무렵에 모심기가 시작되기에 농가에서는 써레를 싣고 논으로 나오게 된다는 뜻으로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됨을 알리는 말입니다.

 

 

 

 

 

3. 입하 일진이 털 있는 짐승날이면 그해 목화가 풍년 든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해에는 목화가 풍년이 든다는 뜻입니다.

4. 입하에 물 잡으면 보습에 개똥을 발라 갈아도 안 된다: 재래종을 심던 시절에는 입하 무렵에 물을 잡으면, 거의 한 달 동안을 가두어 두기 때문에 비료분의 손실이 많아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씨나락: 볍씨의 전라도 방언

***써레: 쟁기로 갈아 놓은 흙덩이를 잘게 부수거나 땅바닥을 판판하게 고르는 데 사용하는 연장

 

 

 

 

입하 음식

1. 쑥버무리: 어린 쑥을 뜯어 깨끗이 씻은 후에, 멥쌀가루 혹은 모판을 하고 남은 볍씨를 빻아서 만든 가루를 묻혀 시루에 쪄 먹는 음식으로 쑥범벅, 쑥설기라고도 부릅니다.

2. 입하 차(茶): 양력 5월 6 ~ 8일 사이에 차 잎을 따서 만든 고급차로,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붙인 차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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