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5월 5일. 단오(端午)는 첫 번째 '단', 다섯 '오'의 의미로 통하므로, 단오는 초닷새라는 뜻이 되고 양의 수가 겹치는 날로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 합니다. 또한 단오는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이기도 합니다. 수릿날, 천중날, 중오절, 단양이라고도 합니다.
*기풍제: 모내기가 끝난 음력 5월에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
단오의 기원
단오의 기원은 재앙으로 입게 되는 불운을 예방하고 풍요와 안정을 기원한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가 잦은 계절인 5월이 병마(病魔)가 기승하는 시기임을 이용하여 악귀와 병마를 쫓는 풍습을 통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단오에 주로 먹는 음식
1. 단오떡: 전북 김제 지역에서 만들어 먹는 떡으로, 수리취의 족이*를 넣고 빻은 멥쌀가루에 설탕물을 넣어 체로 내린 뒤 찐 떡입니다. 수리떡, 수리취절편, 차륜병이라고도 합니다.
2. 쑥떡: 삶은 쑥과 멥쌀을 섞어 빻고 치댄 후 얇게 밀어 볶은 콩가루에 묻힌 떡으로, 재액을 방지하고 풍요를 기원하면서 먹었습니다.
3. 망개떡: 멥쌀가루를 쪄서 치대고 거피 팥소**를 넣어 다양한 모양으로 빚어 청미래덩굴잎 사이에 넣어 찐 떡으로 재액 방지하고 풍요를 기원하면서 먹었습니다.
4. 수리취떡: 멥쌀가루에 수리취 잎사귀를 섞어서 찐 떡으로 차륜병이라고도 하며, 이는 수레바퀴 모양의 바퀴처럼 잘 굴러가라는 의미의 떡입니다.
5. 도행병: 잘 말려 보관해 둔 복숭아와 살구가루에 설탕이나 꿀을 넣고 버무리고 볶은 꿀팥소를 넣어 삶아 잣가루를 묻혀 단자로 만든 떡입니다.
*수리취의 족이: 수리취를 푹 삶아 찬물에 여러 번 헹구고 체에 받치고 건지를 꼭 짜는 것
**거피 팥소: 검은 팥을 물에 불려두었다가 껍질을 미리 벗겨내어 만든 팥소
단오의 풍속
주로 향(香)이 강하고 짙은 창포, 쑥임, 약초 등을 통해서 악귀와 병마의 강림을 방지하는 풍속이 있습니다.
1. 창포물에 머리 감기(여자): 창포의 잎과 뿌리를 우려낸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잘 빠지지 않고 윤기가 난다고 합니다. / 창포 잎 또는 뿌리를 허리춤에 착용하였고 이는 악귀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남자).
2. 단오고사: 단옷날에 건강과 풍요, 제액을 기원하며 올리는 가정의례로, 주로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산간지역에서 행해졌습니다.
3. 단오장: 창포 뿌리를 잘라 비녀 삼아 머리에 꽂는 풍습으로 나쁜 귀신을 없앤다는 의미로 했던 여자들의 치장을 말함.
4. 단오절사*: 단오를 맞이하여 지내던 조상 제사
5. 단오첩: 단오절을 축하하는 의미로 신하들이 궁중에 올린 축시
6. 문호장**굿놀이: 경남 창녕군 영산 지방에서 매년 5월 단옷날 행하는 부락 공동제로 단오굿, 봄 굿이라고도 합니다.
7. 쑥과 익모초 뜯기: 쑥과 익모초를 말려두었다가 약으로 쓰기 위해, 이날 쑥과 익모초를 뜯었습니다.
8.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음력 5월 5일 단오 오후에 행하는 풍속으로 대추나무 열매가 많이 열리도록 대추나무 가지 사이에 작은 돌을 끼워 놓는 풍습입니다.
9. 부적 만들어 붙이기: 단옷날에 잡귀나 잡신을 물리치고 재액을 막기 위해 사용하던 부적을 만들어 부쳤습니다.
*절사(節祀): 계절이나 명절이 바뀜에 따라 지내는 제사
**문화장: 영산의 산신이자 수호신이며 영산 사람들의 신앙의 대상
단오의 민속행사
단오제(단오굿): 음력 5월 5일 단옷날에 지내는 향토신제로 마을의 수호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민속행사입니다. 대표적인 단오제는 '강릉단오제'이며,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단오 때 하는 민속놀이
1. 그네뛰기와 씨름: 단오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로는 여자들이 일반적으로 즐기던 놀이인 '그네뛰기'와 남자들이 자신의 힘과 실력을 자랑하는 '씨름', '활쏘기' 등이 있습니다.
2. 석전(石戰): 개천이나 넓은 가로 등의 지형을 경계 삼아 수백 보 거리를 두고 일대의 주민들이 마을 단위로 편을 갈라 서로 돌을 던져 누가 먼저 쫓겨 달아나느냐의 여부에 따라 승부를 가리는 전통사회의 집단놀이입니다.
3. 봉산탈춤: 황해도 봉산 지방에 전승되어 오던 가면극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4. 송파산대놀이(서울시 송파구 송파동과 가락동 일대에서 전승되어 온 가면극), 양주별산대놀이(경기도 양주시 주내면 유양리에서 전승되어 온 가면극) 등이 있습니다.
단오와 관련된 속담
1. 단오물 잡으면 농사는 다 짓는다: 본격적인 모내기철인 단오 무렵에 논에 물을 받아 두면 농사를 다 지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2. 오월 단오 안에는 못 먹는 풀이 없다: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하는데요, 이렇듯 양기를 흠뻑 받고 자란 단오 무렵의 풀들이 건강에 좋다고 여겨 생겨난 속담입니다.
맺음말
단오에는 먹을 것도 많고 다양한 풍습 및 민속놀이 등의 볼거리도 많아서, 아마도 많은 우리 조상들이 힘든 시기에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요즘은 단오라는 명절이 주는 의미가 많이 바래졌지만, 단오의 풍습이나 민속놀이, 먹거리 등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단오를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살펴본다면 좀 더 의미 있는 명절 단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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