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은 '서리가 내린다'는 의미로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듭니다. 태양의 황경이 210도에 이르며 양력으로 10월 23일, 24일 무렵입니다. 이 시기에는 구름 한 점 없고 상쾌하도록 막은 가을 날씨가 지속되지만, 밤의 기온은 많이 낮아지는 때입니다. 당연히 서리가 내릴 수 있으며, 심하면 얼음이 얼기도 합니다.
상강의 다양한 풍속들
1. 옛 중국에선 이 시기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절기에 특징을 표현했는데, '초후에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고, 중후에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며, 말후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모두 땅속으로 숨는다'라고 했습니다. 김형수의 '농가십이월속시'에도 '초목은 잎이 지고, 국화 향이 퍼지며, 승냥이는 제사하고, 동면할 벌레는 굽히니"라는 비슷한 기록이 있습니다. 들판은 누렇게 익고 풀은 지고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가 피는 늦가을에 접어듭니다. 상가 무렵은 우리 조상들에게 한해의 풍성한 수확과 분주히 겨울 채비를 하는 때입니다.
2. 상강에 내리는 서리는 다가올 추위를 예고하는 겨울의 전령사로 믿어졌습니다.
3. 단풍과 국화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기에, 상강에는 국화주를 마시면 가을 나들이를 했다고 합니다.
4. 둑제: 조선시대 군대를 출동시킬 때 군령권을 상징하는 둑에 지내는 국가의례로, 경칩과 상강에 병조판서가 주관하여 지냈습니다.
상강 음식; 국화주도 마시고, 호박죽도 먹고
1. 국화주: 국화에는 진통 작용이 있어 두통, 복통을 안정시키며 진정, 해열을 목적으로 쓰입니다. 식욕증진과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으며 오래 복용하면 눈이 밝아지고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이런 국화를 술에 이용하여 마셨다고 합니다.
2. 국화전: 찹쌀가루에 국화잎을 넣고 익반죽 하여 둥글 납작하게 빚어 대추를 얹어 식용유에 지진 것입니다.
3. 호박죽: 늙은 호박을 푹 삶아 으깨고 찹쌀가루를 넣어 소금으로 간을 하여 끓은 음식. 호박은 항암효과가 뛰어난 알파 카로틴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단백질과 식이 섬유소가 많아 당뇨나 다이어트에 좋습니다.
4. 약밥: 찹쌀을 쪄서 대추, 밤, 잣, 참기름, 꿀, 간장 등의 여러 재료를 섞어 쪄서 익힌 음식
5. 생강차: 소화를 돕고 장운동을 촉진시키며 구역질과 설사 치료를 돕고, 콜레라균 등에 대한 강한 살균 작용도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끓여 만든 차로 가을 무렵 많이 마십니다.
6. 토란: 변비 예방과 부종을 완화하는 작용을 하며, 조림, 국, 탕 등으로 먹습니다.
7. 은행: 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혈액 노화를 막습니다. 볶아서 먹기도 하고 여러 음식의 고명, 부재료로 이용합니다.
8. 홍시: 과잉 섭취 시 변비가 발생할 수 있는 홍시는 감꼭지와 하얀 부분을 제거한 후 먹으면 변비가 예방됩니다. 얼려서 먹으면 훌륭한 맛이 납니다.
9. 추어탕, 햅쌀밥, 잡곡, 고구마 등도 이 시기에 많이 먹는 음식입니다.
상강과 관련된 속담
1. 한 해 김치 맛은 상강에 달려 있다: 서리를 맞은 배추와 무는 수분이 많아져서 아삭 거리는 질감이 좋아지기 때문에 생긴 말
2. 한로 상강에 겉보리 간다(파종한다): 북부 산간지방에서 보리 안전 월동을 위해 한로 때 보리 파종을 해야 되며 늦어도 상강 전에는 파종을 마쳐야 한다는 뜻
3.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 추수 때에는 무척 바빠서 하찮은 것들까지 모두 일하는데 나서려고 한다는 뜻으로 농촌의 가을이 몹시 바쁨을 나타내는 말
4. 상가 90일 두고 모 심어도 잡곡보다 낫다: 상강 90일 전은 7월 하순으로 모내기를 하기에는 늦은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 때도 벼농사가 다른 잡곡보다는 낫다는 뜻의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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