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春分)은 경칩과 청명 사이에 있는 절기로, 황도와 적도가 교차하는 점입니다. 이 날은 태양이 춘분점에 이르러 적도의 위를 똑바로 비추어 밤과 낮의 길이가 거의 같습니다만, 빛의 굴절 현상으로 낮의 길이가 조금 더 깁니다.
춘분에 나타나는 특징; 꽃샘추위
춘분을 기점으로 하여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보다 길어지는데요, 이로 인해서 기온이 상승하고 날이 따뜻해집니다. 그렇다고 방심을 하면 안 됩니다. 꽃샘추위가 있기 때문입니다. 꽃샘추위란 봄철의 따뜻한 날씨로 꽃이 필 때쯤 일시적으로 추워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꽃 피는 걸 시샘한다 하여 꽃샘추위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봄철에 나타납니다.
춘분 무렵 행하는 풍속
1. 사한제(司寒祭):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얼음을 떠서 빙고에 넣을 때에는 장빙제를, 빙고를 열 때에는 개방제를 지냈는데 이를 사한제라 합니다. 또한 겨울이 너무 따뜻하거나 눈이 오지 않을 때에는 기한제 또는 동빙제를 지냈습니다. 이는 나라의 제사와 잔치 그리고 여름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사용되는 얼음을 보관하기 위한 의식이었습니다.
2. 춘분에 날씨를 보고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습니다. 또한 이 날 흐르는 구름을 보고 청(靑)이면 충해(蟲害, 해충으로 인해 농작물이 입는 피해), 적(赤)이면 가뭄, 흑(黑)이면 수해(水害, 장마나 홍수로 인한 피해), 황(黃)이면 풍년이 된다고 점치기도 했습니다.
3.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하고, 또한 이 날은 어두워서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동풍이 불면 보리값이 내리고 풍년이 들고, 서풍이 불면 보리가 귀하며, 남풍이 불면 오월 전에는 가물며, 북풍이 불면 쌀이 귀하다고 하였습니다.
춘분 때 먹는 음식
1. 나이떡(머슴떡): 반달 모양으로 빚은 송편으로 나이 수만큼 먹는 떡이며, '섬떡'이라고도 불립니다. 나이송편, 노비송편, 솔떡, 세병, 송병, 두지떡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웃과 나누어 먹지 않고 식구끼리만 먹었습니다. 이는 일 년 내내 굶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2. 봄나물: 춘분에는 쑥, 냉이, 달래 등의 봄나물을 먹는데요, 이는 봄기운을 가득 담고 있는 봄나물을 많이 먹고 농사에 힘쓰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3. 볶은 콩: 콩을 볶아 먹습니다. 이 날 콩을 볶아 먹으면 새와 쥐가 사라져 곡식을 축내는 일이 없다고 전해집니다.
춘분과 관련된 속담
1. 춘분날 밭을 갈지 않으면 일 년 내내 배부르지 못하다: 농사의 초경(初耕)을 부지런히 해야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2. 덥고 추운 것도 추분과 춘분까지이다: 더위와 절기의 일정한 순환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3. 이월바람에 검은 쇠뿔이 오그라진다: 이월에 부는 바람이 세차다는 것을 뜻합니다.
4. 정이월에 대독 터진다: 음력 정월과 이월쯤이 되면 으레 날씨가 풀릴 것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이따금 더 심한 추위가 닥치는 날이 있음을 뜻합니다.
5. 정이월 높새바람은 바위 끝에 눈물 난다: 음력으로 정월, 이월인데도 바위 끝에 고드름이 맺힐 정도로 날씨가 추워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6. 꽃샘에 설늙은이는 얼어 죽는다: 음력 2월이 되면 낮이 길어지면서 날씨도 따뜻해지고 봄기운이 완연해지지만, 여전히 바람이 매섭게 분다는 것을 뜻합니다.
7. 꽃샘추위는 꾸어다 해도 한다: 입춘 무렵의 늦추위는 빠짐없이 꼭 온다는 것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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